[서민수 경찰관의 '요즘 자녀學']아이들이 왜 공격적으로 변하는지 알았습니다
작성일 : 2021-12-03 20:25:11
조회 : 236
작성자 : 에듀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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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싱가포르에서 ‘아모스 이(Amos Yee)’라는 17살 한 남자아이가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 아이는 당시 싱가포르 초대 총리였던 ‘리콴유’ 총리가 사망하자 그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동영상을 제작하여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또 기독교를 모독하는 발언까지 했죠. 심지어 고인이 된 ‘리콴유’ 총리와 ‘마거릿 대처’ 수상이 항문 섹스하는 그림까지 직접 그려 올리면서 국가 전체가 충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여론은 “남자아이의 행동이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라는 목소리와 “어른이 하지 못한 말을 아이가 용기 내서 했다”라는 의견이 팽배하게 맞섰습니다. 법원은 결국, ‘아모스 이’에게 징역 4주를 선고했고, 이후 싱가포르는 ‘아모스 이’ 때문에 ‘표현의 자유’와 ‘국가의 권위’라는 국론분열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2017년 아모스 이는 싱가포르에서 반체제 인물로 취급받으며 결국 미국 시카고로 망명하게 됩니다. 당시 이민법과 세관법 때문에 잠시 구금되는 상황도 벌어지지만, 2017년 9월 ‘아모스 이’는 미국 시민권자가 되죠. 하지만 그해 11월, ‘아모스 이’의 도발은 점점 더 심해져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소아 성애를 지지하는 발언과 아동 포르노물을 서슴지 않고 올려 일시적으로 계정이 폐쇄되는 상황까지 겪게 되고, 2018년 12월, 결국, 모든 소셜미디어에서 ‘아모스 이’의 계정이 폐쇄됩니다. 그리고 2021년 지금, ‘아모스 이’는 23세가 되었고, 현재 미국에서 ‘아동 포르노 및 그루밍’ 혐의로 중대한 재판을 기다리는 청년이 되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아모스 이’의 어머니 ‘메리 토’는 “우리 아이는 원래 온순한 아이였고, 소셜미디어에서 대중의 선동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라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아닌 싱가포르의 한 아이의 사례로 칼럼을 시작한 것은 지금 우리 아이들의 성장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사이버 환경’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모라면 이 의견에 동의하실 겁니다. ‘아모스 이’는 중학교 1학년 때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영화를 제작하여 싱가포르 영화제에서 ‘단편 영화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하루아침에 유명 스타가 됩니다. 그러니까 영화제 수상 하나로 ‘아모스 이’는 싱가포르에서 일명 ‘핵인싸’가 되며, 소셜미디어에서 대중의 과도한 관심을 받게 되죠. 또, 대중은 어린 ‘아모스 이’에게 더 자극적인 발언과 행동을 요구하며 선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마치 대중이 할 수 없는 행동을 어린 ‘아모스 이’가 해주기를 부추긴 셈이죠. 결국, 이러한 대중의 선동은 한 아이를 극단적인 캐릭터로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모스 이’ 사건에서 우리는 평범한 한 중학생이 아동 성애 범죄 재판을 기다리는 청년이 되기까지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 글은 우리 아이를 움직이는 ‘사이버 공간의 위험성’과 ‘부모의 인식’이라는 주제라고 생각해주시면 어떨까요. 예전에는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가정과 교육 그리고 교우 문제 정도로 풀어가면 어느 정도 원인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전문가들은 요즘 아이 세대 문제에 대해 가정과 교육, 친구뿐 아니라 ‘사이버 환경’에서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아이가 사이버 공간에서 어떤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살펴본다는 뜻이지요.

얼마 전, 미국에서 충격적인 뉴스 보도가 있었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미국 상원의원 청문회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셜미디어 ‘페***’을 향해 ‘도덕적 파산’을 선고한 게 화제가 됐죠. ‘페***’의 도덕적 파산을 결정적으로 도왔던 인물은 바로 ‘페***’에서 ‘알고리즘 기술’을 담당했던 ’프랜시스 하우젠’이라는 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직접 청문회에 출석해 수많은 방송 카메라 앞에서 “페***이 회사 이익을 위해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인종차별과 폭력을 조장했다.”라고 고발했고, 심지어 “페***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위험천만한 수십만 개 계정을 일부러 삭제하지 않고 무시했다”라고 밝혔죠. 특히, 전 세계 10대 아이 중 13%가 가입한 ’페***‘의 계열사인 ‘인스***’마저도 같은 방법으로 아이들의 폭력성과 선정성을 조장하는 데 앞장섰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은 ‘페***’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아이들이 현실에서 도망치듯 찾아가는 소셜미디어에 대해 꽤 걱정했죠. 부모가 아이의 스마트폰을 직접 확인하지 않더라도 각종 언론매체와 연구기관이 사이버 공간의 위험성을 경고하곤 했습니다. 특히, 사이버 공간의 알고리즘을 보면, 아이들에게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들이 집요하게 따라붙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일명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누른 콘텐츠의 시청 기록이 고스란히 다른 소셜미디어까지 연결돼 유사 콘텐츠들이 아이들에게 접근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다른 콘텐츠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게 되고, 계속해서 달라붙는 자극적인 콘텐츠 때문에 부모가 모르는 변화를 경험하게 되죠. 결국, 아이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필터 버블’이 추천하는 콘텐츠만 따르게 되고, 다른 콘텐츠는 거들떠보지 않는 경향을 갖게 됩니다. 마치 경마장에 내보내는 경주마처럼 옆을 보지 못하도록 시야를 가리고 오로지 앞만 보게 하는 셈이죠.

‘아모스 이’ 사례와 ‘페*** 내부 고발 사건’을 통해 부모는 이제 명확한 질문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럼 우리 아이는 괜찮은 걸까?” 아니면 “대한민국에는 아모스 이 같은 아이가 없을까?”라는 질문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을 노리는 유해 콘텐츠들이 사이버 공간에 너무나 많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하루의 시작과 끝을 담당한다는 유명 동영상 플랫폼은 ‘요약본’이라는 이름으로 마치 과자처럼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섭취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즐겨 찾는 게임 공간과 커뮤니티에서는 쪽지를 이용해 무분별하게 담배와 술을 대신 구매해준다는 친절한 범죄자까지 등장했죠. 게다가 무료 성인 웹툰, 성 착취물 쪽지는 말할 것도 없고요. 특히, 몇 달 전 여성가족부에서 진행한 「2020년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서는 총 5만여 건의 매체를 점검해 그중 2만여 건이 아이들에게 유해 매체로 확인되었고, 1만 8천여 건이 유해 의심 매체로 확인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번 점검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리얼돌’까지 등장했다는 점이었죠.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이의 발달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원래 아이의 발달은 눈에 보일 만큼 듬성듬성한 변화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미세한 생각과 행동들이 하나하나 쌓여 큰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모는 큰 간격을 두고서야 아이의 변화를 목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아이가 사이버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는지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이버 공간이 우리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변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무엇보다 아이가 들락거리는 사이버 공간에 관한 관심이 중요해진 건 분명합니다. 특히, 혼을 빼놓을 정도로 아이를 푹 빠지게 만드는 콘텐츠가 있다면 부모는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고 대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도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이의 변화에 있어 ‘사이버 환경’이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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